다음날 아침, 시간은 넉넉하다.
아침 일찍 악사라이 역에 위치한 로마의 옛수로를 탐험하러 나선다. 오전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별로 없다. 도착해서 수로 길을 감상하면서 옛날의 로마건축기법에 새삼스레 감탄한다. 그런데 여흥을 깨뜨리게 한 노인이 자식을 데리고 나에게 자꾸 터키어로 뭐라한다. 아마 돈을 좀 달라는 거 같은데...난 못 알아들은 척하며 빠져나온다.

 이쪽 뒤쪽 길은 상당히 빈민가다. 아마 이전에 뉴스에서 말한 터키의 지진지역이 여기였나 보다. 곳곳의 집이 무너져서 아직도 복구가 되지 않은채로 있다. 아이들은 삼삼오오 놀려다니는데, 전부 옷이 허름하다. 사람들의 얼굴은 빈곤에 찌든 듯 새카맣다. 서둘러 빈민가를 나서서 이스탄불 지도를 보고 슐레마니예 자미(?)에 도착하였다. 여기도 블루모스크만큼 사람들은 많이 없지만, 그 규모는 블루모스크 못지 않게 크다. 이제는 익숙해진 걸음으로 자미에 들어선다. 안의 화려한 천장과 양탄자의 문양을 보면서 감탄한다. 밖에 나와서 러시아 여행자 일행과 마주친다. 누가 러시아에 김태희가 밭을 갈고 한가인이 상점을 한다고 헀는가-_- 러시아에 대한 환상이 깨진다.
열심히 영어로 설명을 해주고 지도로 여기저기 포인트를 짚어준다.
 나와서 길을 헤멘다. 이리저리 헤메다가 중간의 노점상에서 목도리 3개를 고른다. 디자인이 맘에 든다. ㅋ 이건 선물용으로 담아간다. 보아하니 이 주변은 대학교 주변인가 보다. 상점들이 젊은 느낌이 많이 난다.
상점들을 따라 이리저리 헤메다 보니, 어느샌가 이집션 바자르에 도착한 듯 싶다. 안에는 수많은 향초들이 버글버글하다. 여기서 터키식 과자 한 상자와 차를 약간 샀다.
 이집션 바자르 끝을 거의 나오니, 트램역이 보인다. 슬슬 점심 때가 되어 항구 근처에 위치한 곳에서등어 케밥을 파는게 땡긴다. 근처의 노점상은 5리라에 파는데, 한 곳만 6리라에 팔길래 그쪽이 더 맛있는가 보고 그쪽에서 샀다. 이스탄불에서 유명하다는 아저씨는 없었지만, 그 청년 것도 맛있다. 우걱우걱 먹으면서 다를 건너오는데, 낚시꾼들이 낚시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이들이 아마 다 실업자이리라. 하루하루를 이렇게 낚시로 잡은 물고기를 팔아서 연명하는 것이겠지...하고 생각하니 새삼 씁쓸하다.
 이제 다 둘러보았다는 생각이 들어, 술탄 아흐멧 지구로 복귀한다. 숙소에서 짐을 찾아서 주인장과 아쉬운 작별인사를 하고 아타튀르크 공항으로 간다. 난 넉넉잡아 3시간 전쯤에 나왔으니 넉넉하리라고 생각했다..... 아니었다.
이쪽의 트램 시스템은 희안하게 어느 정도까지 가고나서, 경로가 역으로 바뀌어서 간다. 난 허겁지겁 나오는데, 이리저리 헤메다가 다른 방향으로 가는 트램을 탔다. 이쯤되서 나는 택시를 탈까하는 갈등에 휩싸였으나, 넓은 도로에서 택시를 잡기도 쉽지 않아보인다. 이리저리 묻고 물어 겨우 아타튀르크로 가는 지하철을 탈 수 있었다.
그러니까. 터키의 대중교통 시스템은, 트램과 지하철이 가는 경로가 다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트램에서 내려서 한참동안 가야 지하철 역이 나온다. 한국의 교통 시스템을 상상하다간 망하는 시스템이다.
결국, 1시간 약간 못미친 시간을 남기고 공항에 도착하였다. 허겁지겁 표를 끊고 뛰고...(승무원들이 허리업 허리업 해댔다 -_-;;)겨울 오리털 잠바를 입은채로 뛰어댕기니 땀이 줄줄한다.;;
거기서도 한 친절한 외국인의 도움으로 인천방향으로 가는 게이트를 찾을 수 있었다. 플라이 에미레이트 항공을 타니, 이제서야 집으로 간다는 것이 실감난다.

이렇게 나의 첫 여행은 끝이 났다.
다음 외국 여행은 어디가 될 것인가...?
2014/05/25 22:32 2014/05/25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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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daily news

    Tracked from daily news 2014/10/28 08:08  삭제

    :: [2014.2.14]내 생애 첫 해외여행기-Turkey(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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