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쿤밍여행기] 2015.8.3~8.8 (2)

Diary 2015/10/05 21:01 미첼

8/4

아침 530에 일어났다. 중간중간 무거운 이불 때문에 잠을 설쳤으나 어떻게 피로는 풀었다. 시설 자체는 만족스러웠지만 불이 너무 약한 것은 아쉬운 점이다. LED라도 하나 있었음 더 좋았을 거 같았는데...

새벽부터 나오니 아직 문을 열지 않은 가게가 태반이다. 여기도 영업은 10시 이후쯤이나 되야 물을 열지 않을는지.

석림을 가기 위해 우선 동부터미널로 갈까하고 택시를 잡아탔다. 택시를 타니 구조 자체가 인상깊다. 운전자 석에 철창으로 감싸서 보호하고 있다. 여기도 폭력사건이 많은가보다.

구글 맵상에서 현재 위치에서 동부터미널까지는 약 17위안이었는데 실제 달려보니 약 25위안이 나왔다. 거기에 팁까지 요구한다. 한국돈으로 100원정도에 해당하는 돈이라 그냥 줬다. 거스름돈을 미리미리 챙겨다니는게 좋을 듯 싶다. 처음엔 기차역인줄 알았는데 보아하니 기차역과 버스터미널 둘다 있는 동네다. 처음에 버스표를 어디세 예매해야 하는지 몰라 어버버 거리다가 간심히 구석탱이에서 표를 파는 곳을 보고 石林이라 쓴 메모지를 건네니 표를 준다. 터미널 근처의 가게에 들어가니 소면과 만두를 한다. 7위안에 만두 한 접시라니...확실히 여기가 중국이구나. 2000원도 안되는 가격에 아침식사를 할 수 있다니...

아침차라 그런지 조그마한 버스였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많이 타지 않는다. 한참동안 달리니 드디어 석림이 나왔다.

 

석림 : 사람들이 입구에 엄청 많다!! 당황스러울 정도로 사람들이 버글버글 하다. 아마 패키지 관광객 팀인거 같은데, 그들 때문에 표 하나 구하는 것도 힘들다. 더군다나 입장권과 입구까지의 전동차랑 다른 매표소에서 사야 했다!! 표가격과 전동차 가격을 합하니 200위안, 4만원이다. 한국에서도 4만원이면 비싼 수준인데 이런 가격을 받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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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림안은 확실히 잘 꾸며놓긴 했다. 큰 입구를 지나니 세계문화유산이라고 써놓은 문구가 보인다. 사람들 무리를 따라 들어가다보니 대석림과 소석림 구분길이 보이고, 대석림으로 들어선다. 석림 안로 들어가니 돌로 이루어진 숲이 나온다. 경관 자체는 볼만 했다. 그런데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관광지라는 걸 시위하는 건지 관광객 수가 엄청나게 많았다. 금요일 저녁 명동 거리 못지 않은 사람들의 행렬로 인해서 주변관경을 제대로 볼 수 없을 정도 였다. 그리고 돌 여기저기에 관광지랍시고 새겨놓은 음각표시들이 거슬린다. 사람들 따라서 들어가다 보니 기기묘묘한 모습의 돌들이 있는데 이야기를 좋아하는 중국사람들 답게 각 돌마다 이야기들을 붙여놓았다. 연인들의 돌이라느니, 새들의 돌이라느니 등등

가파른 길을 올라가다 보니 결국 끝이 보인다. 정상에 올라서니 주변의 기기묘묘한 석림들이 더 잘보인다. 참 장관이긴 했다. 잠시동안 그 광경을 감상하다가 내려가기로 한다.

힘겹게 내려서니 큰 광장이 보이고, 내려오기 전에 공연이 있었던 건지 소수민족 옷을 차려입은 사람들이 각자 앉아서 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공연을 다시 하나 싶어서 기다려도 할 기미가 안보인다. 약간의 아쉬움을 느끼며 벗어난다. 벗어나니 이번엔 소석림이 보인다. 소석림은 정원 같은 느낌이다. 넓은 잔디를 깔고, 중간중간에 돌로 된 병풍이 멋지게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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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이런 광경을 중국에 만들어놨다 싶다.

석림 관광을 마치고, 다시 나온다. 내렸던 곳에 다시 가니 이런 망할...오후 3시 전까지는 운행을 하지 않는단다. 아니 들어오는 건 마음대로 되는데 왜 나가는게 안되는거야;;

구글로 주변을 급히 뒤적이니, 기차역이 보인다. 그래 버스가 안되면 기차로 가면되지 대충 도보로 40분정도 거리다. 네비게이션 모드를 키고 열심히 걸어간다. 겁나 열심히 걷고 있는데 갑자기 오토바이가 오더만 타란다. 어디까지 가냐길래 기차역까지 간다고 했더만 타란다. 이때 타지 말았어야 했다...10분정도 달리더만 기차역이 보인다. 내리니 돈을 달란다. 이 십새...주변엔 공안들이 우릴 주시하고 있다. 여기서 개기면 공안한테 끌려가겠지란 생각이 든다. 울며 겨자먹기로 돈을 꺼낸다. 20위안정도 준거같다. 눈물이 난다. 사기꾼의 나라 중국이다. 돈을 강탈당하고 힘없이 역으로 간다. 석림 역은 뭐랄까 70~80년대의 역 분위기를 충기고 있었다. 매표소에서 표를 구해서 들어가려니 이 동네는 입구마다 수화물을 검사한다. 게이트를 통과하니 공안들이 여권을 보잔다. 여권을 건내주니 얘네들이 중국 비자는 다른 페이지에 있는데 일본쪽 도장 받은 걸 보고 이게 아닌데 하면서 자기들끼리 쑥덕거린다. 난 공안한테 안 끌려가려고 최대한 점잖고 선량한 시민 행세를 하며 그놈들 앞에 서 있었다. 긴긴 탐색의 시간이 끝나고 결국 중국 비자가 있는 페이지를 발견하고 내 여권 사진을 또 보더만 쪼개면서 건내준다. 그래 뭐 여권사진이 범죄자처럼 생기긴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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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실에서 지친 다리를 주물거리며 기차가 오기를 기다린다. 앞에는 백인 커플인가가 영어로 열심히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하도 중국말만 들으면서 오다보니 영어조차 반갑다. 얼마후 기차가 들어오고 자리에 탑승한다. 어 근데 내자리에 딴 녀석이 이미 앉아있다...

어쩌지 하고 있는데 방금 백인 커플이 오더만 좌석번호를 확인하고 쿨하게 비키란다. 중국인들은 백인 그 놈한테 겁먹었는지 쭈빗쭈빗하면서 비키고...나도 거기에 용기받아서 익스큐즈미 하고 자리를 차지한다. 아이고 편하다..

옆에 쳐다보니 석림 지역이 쭈욱 이어져있었던 듯 절경이 가끔씩 계속 나타난다. 옆에 놈도 어메이진 뷰티풀 이딴말 쓰고 있고...

그러고 있는데 갑자기 청소부가 나타나더만 실내에서 열심히 빗질을 한다. 이봐 그러면 먼지가 더 날려....그 청소부는 이쪽 백인 여자를 보더만 신기한지 말을 걸고 자기나라 말로 뭐라뭐라 바디랭귀지를 섞어가며 말한다. 꽤나 유쾌한 아저씨였던 듯 말 한마디 하니 주변의 중국인들이 까르륵 웃는다.

그러다가 갑자기 옆에 백인이 쿤밍까지 얼마나 남았냐고 묻는다. 이보게...난 중국인이 아냐...난 저스트어 모먼트라고 말하고 주섬주섬 필수회화집 꺼내다가 앞에 소녀한데 더듬더듬 물어본다. 앞에 소녀는 중국어로 말하는데 알아들을 수 있어야지...그래서 종이에다가 “15?/30?” 등을 쓰니 약 30분 정도 남은거 같단다. 옆에 백인 넘은 그걸 보더만 중국인 아니냐고 하길래 쿨하게 사우스 코리안 이라고 했더만 엄청 반가워 한다.

그리고 자기 이야기들을 줄줄이 하는데, 그 사람도 그동안의 영어를 못한 설움이 쌓였던 건지 영어가 줄줄줄 흘러나온다. 자기는 한국을 2번 가봤는데 안동 민속촌이 인상깊었고 몇 달전 자기 친구가 결혼해서 한국 갔다왔다, 지금은 북경 사는데 여기 와봤다. 여러나라 많이 돌아봤다 등등등

그리고 중간에 중국인과 돼지 이야기 해주길래 그거 안다고 했더만 중국인 더럽다고 또 엄청 깐다. 이봐..이 중에 영어 아는 사람 있으면 어떻하려고 그래;;

쿤밍에 거의 도착할 때가 돼서 서로 명함을 교환하고 그 사람이 먼저 내린다. 난 천천히 나왔더만 거기도 사람이 버글버글 거린다. 번화가로 나와서 어딜가지 하다가 닭음식점이 있길래 들어가서 암거나 시켰더니 날개로 보이는 부분이 나온다. 그걸 먹으면서 중국에서 치킨 장사를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다시 이동했다.

관광객인걸 용케 알아보는지 들이대는 오토바이 사람들을 무시하고 택시를 타고 원통사로 간다. 공식인증 별 하나가 붙어있는 택시였지만 13.5 위안 요금이 나왔는데 15위안 홀랑 다 먹는다.

 

원통사 : 원통사는 조그마한 절이었다. 들어가자 마자 큰 향들을 빽빽이 꽂아놓은 향불터가 보이고 좀더 들어가니 연못과 다리등을 배치를 잘해놓았다. 연못아래에는 자라 수백마리가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으며 불경 읽는 소리가 낭랑하다. 약 한 시간에 걸쳐서 관광을 끝내고 다시 나온다. 그리고 주변에 유명하다는 취호공원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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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호공원 : 이것이 대륙 사이즈일까. 연못 사이즈가 끝이 안 보일 정도로 크다. 이렇게 큰 공간이 죄다 무료공원이라니. 천천히 둘러보면서 쉬었다 구경했다를 반복한다. 노인 커플 대학생 등등 구성도 다양하다. 천천히 보다가 다른편 문으로 나오니 원난대학교가 근처에 보인다. 학교 사이즈도 크겠지 하고 들어갔다가 산으로 또 올라가야 할 정도로 계단이 많아서 중간까지 가다가 포기했다. 여기서 체력을 낭비할 필요가 없지...

이제 버스를 타고 다리로 이동하려 했는데...버스가 한시간넘게 기다리니 겨우온다. 근데 버스가 참...위에는 에어컨이 나오고 아래에는 히터가 나온다. 주변에 사람들이 항의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지만 기사목소리도 크다. 아마 타기 싫으면 내리라는 거겠지..안되겠다 싶어서 중도에 내렸다. 그리고 다른 버스를 타니 1위안이 한장밖에 밖에 없다. 버스를 이미 출발하고 있는데 잔돈은 없고...환장하겠는데 주변에서 대학생 같아 보이는 사람이 1위안 지폐를 건내준다. 정이 있네...아 눈물난다. 이제 서부 버스터미널로 간다.

신기한건 중국에서는 버스터미널을 기차역이라고 표시되어있어 구글지도에서도 Railway station 이라고 표기되어있다. 버스 종점에서 내려서 터미널로 들어가서 급히 다리 행 버스 티켓을 구매한다. 30분 정도 남아있었고 급히 주변에서 과자랑 물, 옥수수만 사서 탔다. 버스가 엄청 큰 버스였다. 거의 2층버스 급이었는데 희안하게 짐칸이 엄청커서 그렇게 보이는 것이었다. 점차 버스 출발 시간이 다가오자 버스기사가 문 앞에서 사발면을 폭풍 흡입하고 탄다.

그리고 드디어 출발...중간에 휴게소 도착해서 한번 쉬고 거기서 사람들이 식사꺼리를 사길래 소세지 빵을 하나 사먹었는데...중국식이라 그런지 엄청 매웠다. 물 한병이 그렇게 날아갔다.

 

다리도착!

거의 밤 12시쯤 되었을까. 드디어 다리에 도착하였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더만 기어코 내릴 때쯤 되지 엄청나게 퍼붓고 있었고 주변에 삐끼 택시 기사들은 넘쳐나고 있었다.

깔끔히 그들을 무시하고 버스안에서 급히 예약한 유스호스텔로 향했다. 그런데...그 자리에 그 호스텔이 없었다!! 뭐 이런 거지 같은 경우가...로밍도 안되서 인터넷도 겁나 안되고...주변에 있나 싶어 검색하니 엄청 먼곳에 빈룸이 있단다. 그래서 무작정 그곳으로 향한다. 1시간 정도를 엄청 걷자, 여관촌으로 보이는 동네가 보인다. 그런데 프런트 지키는 아저씨가 방이 없단다. 이 미친 아저씨가...욕이 나온다. 예약을 했는데 밤이 없다니.

주변을 다 둘러보아도 방이 없다. 이게 성수기란 것인가.

극도로 피곤하고 짜증이 나는 상황이었다. 주변에 큰 절이 보이고 거기에 사정을 설명하고 하루 자고 갈까하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났다. 공중화장실로 들어가서 잠을 청해보려고도 했으나 벌레, 지저분함 냄새로 인해 도저히 그럴 분위기가 나지 않았다.

결국은 고성 지역 안으로 들어가면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또 겁나 걷기 시작했다. 강변을 따라 걸으니 왼편에는 새로 짓는 숙박업소가 엄청 많았지만 내가 잘 곳은 없는지 다 만방이란다

정신이 아득하게 걸었을까 시간은 어느새 새벽 2시였고 드디어 휘황찬란한 다리가 보인다.

그 다리를 건너는데...강가에 공안 보트가 이쪽으로 불을 환하게 키고 있고 술에 얼큰하게 취한 사람이 다리 기둥 끄트머리에 앉은 채로 머라머라 술주정 부리고 있다. 그리고 다리 컨너편에는 공안들과 구급대원이 급히 뛰어가는것도 보인다. 자살 시도를 한국에서도 못보았는데 중국에서 볼줄이야...

 

처음 나오는 숙박업소부터 둘러보았으나 다 방이 없단다. 젊은 주인이 있는 곳에서 어떻게 말하니 주변 PC방을 가리킨다. 컴퓨터-라고 말하는 걸로 보아 거기에서 자라는 거 같다. 중국 PC 방을 가보다니...들어가니 시설이 참 부실했다. 주인 자리는 어느 꼬맹이가 온라인 게임을 한다고 정신없었고 한쪽엔 카스, 한쪽엔 드라마를 보고 있는 몇몇 아이들이 보인다. 안쪽 자리에 가서 앉았다. 나름 좌석이라고, 앉으니 그것마저도 편안하다. 주인장에게 끄적거려가며 가격을 물어보니 1시간에 3위안이란다. 그곳에서 3시부터 6시까지 눈을 붙였다.

 

2015/10/05 21:01 2015/10/05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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